제1회 다링안심캠페인 희망수기

“그날이 내게 없었더라면”

2년 전 유난히 무더위가 심했던 여름날 그날이 내게 없었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해 잠겨봅니다.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사랑스런 아내와 일곱 살, 여섯 살 남매 그리고 연로하신 어머니와 함께
다섯 식구가 도란도란 서로를 생각하며 우리만의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왔었습니다.
“박광현씨 되시죠?” 경찰서라고 밝힌 전화를 담담하게 받고 나서 아내의 사고소식을 듣는 순간
“아, 제발 꿈이기를...” 그리고 뭔가 잘못되었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는 짧은 순간에 산산조각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통학차량을 배웅하고 설거지, 청소 등 매일의 일상을 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갔을 아내...
그곳에서 맞닥드린 그 사람과의 조우, 그리고 충격과 공포 속에 떠올렸을 가족들의 모습....
이렇게 생각하기 싫은 기억 속으로 아내는 사랑하는 저희 곁을 영영 떠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런 생각도 그리고 의욕도 없었지만 범죄피해자지원센터라는
평소에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곳에 근무하는 직원분은 경황이 없는 제게 유족구조금 신청 절차 그리고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심리상담과 치료를 해주셨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분들이 베풀어주셨던 정성은 마치 친가족의 일처럼 진정성을 갖고 계셨고 함께 안타까워하시면서
늘 함께 가슴 아파해주셨습니다.2년이라는 멈춰버린 듯 한 시간 속에서 이제는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기 시작하였고
오늘 범죄피해자 지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 행사에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 남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내게 닥쳐버린 지금 아내도 좌절과 방황 속에
지내는 남편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아픔을 이겨내는 제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명절 때면
더욱 생각나는 제 아내지만 센터에서는 쌀과 김치 등 생활필수품과 생활비를 지원해주셨고
수시로 전화연락을 해주시고 계십니다.파아란 가을하늘을 보며 또 눈이 시리도록 찬란한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여보! 다시 만날 그 때까지 안녕”여러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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